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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긍지!! ♡
1. 노인 문제
어버이 주일을 맞이해서 노인에 대한 말씀을 받고자 합니다. 오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문제는 앞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33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 2020 년이 되면 그 배가되는 14%를 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대구 시내의 인구 250만 4 천 여 명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5.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치매 노인이 1997년 현재 약 6 천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전국민을 국민 연금에 가입시켜서 미리 노후를 준비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문제만이 해결책은 아닙니다. 노인의 문제는 정신적인 것입니다. 젊은이 때와 달리 인내심이 떨어지고 용기를 상실한 체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려는 심리적 자세를 치료해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를 잘 아실 것입니다. 그 분의 여러 작품가운데 대표작이 「노인과 바다」입니다. 이 소설로 그는 퓰리처상과 노벨상을 함께 탔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소설 이름에 담겨져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상대입니다. 바다는 엄청 험난한 곳이기에 노인은 어울리지 않는 곳입니다. 노인은 인생의 항해를 이제 다 마치고 바다를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노인을 바다에 다시 내어보내어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노인의 독백이 많이 나옵니다. 독백은 외로운 노인의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서 노인의 삶에서 인내와 용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노인의 이름은 산티아고입니다. 그는 자기의 신조 하나를 만들어 냅니다 - "인간은 패배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인간은 비록 죽음을 당할지언정 결코 패배하지는 않는다." 헤밍웨이는 이 외로운 노인을 통하여 이른바 문명의 발달에 따르는 정신적 침체와 마비에서의 탈출을 크게 외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잃어버린 인내심, 용기, 그리고 희망을 되찾자는 부르짖음입니다.
2. 백발의 영화
바울 사도는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16)고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 3:13-14)
아직도 잡을 것이 남아 있음을 알고 앞을 향하여 나아가는 정신이 곧 속 사람을 날마다 새롭게 하는 동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원로 장로님 두 분이 계십니다. 그 외 여러 은퇴하신 장로님들이 계십니다만 이 두 분은 아직도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한 분은 팔순이 넘었는데 농장을 아직도 경영하시고 손수 일하시어 작물을 거두시고 계십니다. 그 뿐 아니라 금번에 컴퓨터까지 익혀서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게시판에 글을 남기셨습니다.
그 글에 "목사님 컴퓨터는 나의 밥입니다"고 하시며 의욕을 보이셨습니다. 어느 은퇴하신 권사님도 그랬습니다. 또 다른 한 분 원로 장로님은 지금도 매일 옥상에 마련해 둔 글방에 올라가셔서 사군자를 그리시며 묵필을 쓰시며 창작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3. 참 귀감이 되시는 분들이십니다.
오늘 성경이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했습니다. 노인 시절을 극히 높여 표현 한 것입니다. 백발에 대하여 가진 우리들의 선입견은 부정적입니다. 과거에 저희 어머님 살아계실 때 머리 염색을 하셨습니다. 귀찮은데 왜 하시느냐고 여쭈어 보면 하시는 말씀이 "흰 머리는 추저워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색깔에 대한 것보다는 노인이라는 것을 감추고 싶어하시는 뜻이고 "노인은 혹은 "흰 머리카락은 푸대접받는다"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 어른들께서 스스로 노인시절을 영화롭게 여기는 자긍심을 가지고 삶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셔야 합니다. 지미 카트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보다 은퇴한 후 지금이 더 아름답다고 인터뷰를 하시며 책까지 만드셨습니다. 그 분은 세계를 다니며 헤비타트 운동(무주택 자에게 집 지어주기 운동)을 하시면서 영화의 면류관을 쓰고 계십니다.
노인 문제의 해결책은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고 창조적인 일을 해나가려는 의지에서 생겨날 것입니다. 자녀들과 젊은이들에게 효를 가르쳐서 노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로 힘을 가져야 합니다. 스스로 남은 생의 목적을 세우고 의지를 나타내어야 합니다.
4.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
오늘 설교 본문에서도 노인의 영화는 "의로운 길에서 얻는다"(It is attained by a righteous life)고 했습니다. 자기의 바른 삶에서 얻게 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 보다는 다른 것으로부터 영화를 누리려고 하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사실주의 문학 작가였던 오노레 드 발자크가 쓴 「고리오 영감」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고레오 영감은 장사를 해서 부를 축적한 엄청난 부자였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두 딸이 있었습니다. 그는 두 딸을 통하여 자기 삶을 변화시켜보려고 비정상적인 부성애를 보여줍니다.
큰 딸은 아버지 돈으로 귀족 신분을 사서 귀족과 결혼하게 되었고, 작은딸은 아버지 돈으로 은행가가 되어 사회적 신분 상승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돈은 있지만 아직도 상인이라는 신분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신분 상승을 한 두 딸은 아버지를 부끄러워합니다.
친정에 오는 이유는 아버지의 돈을 빼앗아 갈려는 이유였습니다. 나중 고레오 영감은 딸들에게 돈을 다 써버려서 집도 없이 하숙집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병이 드는데, 두 딸들은 그 소식을 듣고도 병 문안도 가지 않고 결국 임종도 지키지 않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대로 다 해 주고 대신 효를 받으면 된다는 생각은 이처럼 벌써 프랑스에서는 200년 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이젠 우리 사회도 닮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젠 자녀에게 효의 윤리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의로운 길을 걸어가면 절로 그 효를 얻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노인들이 자기 삶에 대한 당당함을 가지고 삽시다. 목에 힘주고 허풍을 떠는 노인이 아니라 바른 삶을 살아온 결과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존경받는 어른들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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