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옥은 있습니다!
지옥과 멸망자들의 고통을 목격하다 .
1장 지옥의 비참한 상태
영혼들의 참혹한 고함소리
밤보다 훨씬 더 짙은 어둠이 우리를 에워쌌던 것이다. 불붙은 유황보다 훨씬 더 독한 매연이 코를 찔렀다.
귀도 저주받은 영혼들이 내지르는 참혹한 고함 소리에 멍멍했다.
지상이 아무리 아비규한이라 할지라도 이제 잠깐 겪기 시작한 이 상황과 비교할 때 차라리 듣기 좋은 음악이었다.
천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우리는 지옥의 변경에 와 있다. 멸망자(마귀)의 힘을 무서워 말라.
이미 내가 하나님의 권좌로부터 받은 위임장이 너를 위험에서 건져줄 것이다.
이곳에서는 악귀들과 저주받은 영혼들한테서 이런 영원한 멸망을 당하게 된 까닭을 들을 수 있다.
그들에게 묻고자 하는 마음을 품으면 그들이 네게 대답해줄 것이다.
악귀들이 너를 해치고 싶어도 나를 이곳에 보내신 분이 그들을 단단히 결박해 놓았으므로(유다서6절, 사24:21-22,벧후2:4)) 해치지 못한다.
그들은 감각을 느끼기 때문에 분노에 떨고 안달하고 고함을 지르고 혐오스러운 사슬을 물어뜯으나 모두 허사이다.”
권자에 앉은 루시퍼
이렇게 해서 우리는 깊은 동굴에 자리 잡은 지옥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었다.
연기 자욱한 용암 못에는 루시퍼(마귀)가 하늘의 확정된 명령의 사슬로 단단히 결박당한 채 화염권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사나운 눈에는 지독한 고통과 사무치는 원한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옥의 분노가 이글 거렸다.
우리가 천국에서 이곳으로 내려왔을 때 우리를 보고서 도망쳤던 유랑하는 악귀들이 황급히 먼저 달려와 우리의 도착한 사실을 알린 상태였다.
지옥 전체가 괴성으로 진동했는데 이는 루시퍼가 거룩하신 하나님을 향해 악을 쓰며 토해내는 참람한 말 때문이다.
그의 말투에 교만한 자부심이 가득 묻어나는 것으로 보아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이 분노도 악의도 아닌 권력뿐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루시퍼가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
그는 나의 하늘을 차지하고 내가 쥐고 있었어야 할 찬란한 홀을 쥐고 있다.
그가 나를 죽음과 슬픔과 저주로 가득 찬 이 흑암의 집, 내가 당연히 상속받아야 할 빛이 사라지는 법이 없는 들판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가둬놓았다.
그런데 뭐라고? 그가 그것으로도 모자라 지옥마저 내게서 빼앗아 이곳에서 나를 모욕하겠다는 건가?
한번만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하늘을 뒤엎고 그의 찬란한 권좌를 산산조각 내고 말 것이다.
혹시 다시 한번 패하여 그가 나를 이곳보다 더 뜨거운 불속에 던져 넣는다
할지라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내 잘못이 아니었다.
하늘의 아치 지붕 밑에 거하는 날개 달린 영들 가운데 나만큼 공정하게 승리를 추구 한 자가 없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패하여 영원한 멸망의 선고를 받고는 이 캄캄한 곳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하지만 인류가 나의 저주의 손아귀에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다소 위안이 된다.
내 힘으로는 하나님에게 내 분노를 퍼부을 수 없으므로 그들에게 배나 쏟아 부을 것이다."
하나님 그의 참람한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한 에페네투스는 안내하는 천사에게
“저의 참람함이 얼마나 공정한 보응을 받고 있는 것입니까?" 하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천사는
“네가 이 배교한 영에게 들은 것은 그의 죄이기도 하고 형벌이기도 하다.
그가 하늘을 향해 참람한 말을 쏟아낼수록 지옥의 온도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하고 말했다.
멸망당한 자들과 나눈 대화
에페네투스와 천사는 그 자리를 떠나 좀더 가다가 처참한 슬픔이 무겁게 내리 누르는 곳에서 악귀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가련한 두 영혼을 만났다.
악귀는 두 영혼이 펄펄 끓는 불 못에서 기어 나오는 즉시 그들을 다시 불 못으로 집어던졌으며 두 영혼은 서로 아귀다툼을 하면서 저주를 퍼부었다.
한 영혼이 고통을 당하는 동료 영혼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같은 저주받은 얼굴을 날마다 쳐다봐야 하다니! 가뜩이나 고통스러워 죽겠는데 너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너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오게 되었으니 너는 무척 고소하겠지. 네가 나를 유혹하고 올무를 놓았다. 네 탐욕과 질투와 속임 그리고 가난한 자들을 학대한 일이 나를 이곳으로 오게 했다.
만약 네가 나를 위래 선한 본을 보여주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천국에 가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런 고통을 당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텐데.
아! 내가 얼마나 불쌍하고 가련한 인생인가!
너를 따라 가다가 그만 이 혐오스러운 곳에서 영원한 명망을 당하게 되었구나!
아예 네 얼굴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니 네가 아예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내 영혼이 이런 가련한 운명에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을 듣고 있던 상대방이 이렇게 맞받아쳤다.
“나라고 너를 저주하지 못하겠는가!
그때 그 장소에서 네가 나를 유혹하여 끌어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그때 너는 합법적인 일을 하고 있던 나를 꾀어내 너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물었지? 네가 나를 꾀어낸 것이다.
그러므로 너한테도 적지 않은 잘못이 있다.
나는 탐욕이 있었고 너는 교만했지 네가 나한테 탐욕을 배운 것처럼 나는 너에게 교만과 술버릇을 배웠다고 장담한다.
너는 나에게 속임수를 배웠고 나는 너에게 오입질과 거짓말과 선을 비웃는 태도를 배웠다.
이처럼 나는 몇 가지 일로 너를 넘어지게 했고 너는 다른 면에서 나를 넘어지게 했다.
그러므로 네가 나를 비난한다면 나도 너 못지않게 너를 비난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너를 불결한 행동들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면 너 역시 나의 그런 행동들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
네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네 몰골만 봐도 세상에서 짓던 죄가 새록새록 생각나서 영혼에 깊은 상처가 생긴다.
나는 너와 함께 죄를 지었다. 아! 가련한 내 영혼이여!!
그곳에서 너와 사귀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너와 함께 지내는 불행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비참한 대화를 들으면서 세상에서 함께 죄를 짓는 자들이 지옥에서도 함께 형벌을 당하게 되었구나 하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게 되었다.
세상에서는 죄를 지으며 서로 사랑할지라도 지옥에서는 서로를 혐오하게 될 것이다.
부자와 나사로 비유에서 부자가 자기 형제들에게 각별히 고통의 장소에 올수 없도록 마음을 쓰는 진정한 까닭은(녹16:19-31참조) 그의 동기는 형제들의 배려가 아니라 이기심에 있었다.
형제들이 자기 있는 곳에 오게 되면 그들로 인해 고통이 훨씬 더 심해질 것이기때문이다.
공의로운 형벌
더욱 처참한 광경들이 있었다.
어떤 여자 영혼은 악귀의 강압으로 활활 타는 유황을 입으로 삼켜야 했다.
워낙 잔인하고 강압적인 태도로 영혼을 괴롭히는 악귀를 보고 있자니 에페네투스는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다.
“너는 왜 저주받은 비참한 영혼에게 뜨거운 지옥을 마시게 하면서 그렇게 기뻐하는가?
하고 에페네투스가 묻자 악귀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공의의 응징일 뿐이다.
이 여자는 생시에 많은 금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한 구두쇠였다.
그래서 지금 이 여자의 입에 금을 부어넣고 있는 것이다.
평생 쓰고도 남을 만큼 돈이 있으면서도 쓰는 것이 아까워서 겨우 끼니만 잇고 살았다.
불룩한 돈 가방을 곁에 두고도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지내거나 다른 사람이 내는 돈으로 허기를 면한 때가 많았다.
의복은 닳는 일이 없거나 혹은 닳더라도 늘 기워 입어서 나중에는 원 옷감을 찾아내는 것이 지식인들이 나일 강 수원을 찾아내는 일만큼이나 어렵게 되었다.
이 여자는 세금이 무서워서 집도 없이 살았다.
강도를 만날까봐 돈을 들고 다니지 못했고 자신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남을 속여서 재산을 부리면서도 사기를 당할까봐 남에게 이자를 받고 빌려주지도 못했다.
제 몸에서 음식을 빼앗고 제 영혼에서 자비를 강탈했으니 얼마나 지독한 사기꾼이었던 셈인가!
이 저주 받은 영혼은 세상에 재산을 물려줄 자식이라곤 딸 하나밖에 없었는데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고 딸도 돈 쓰기를 무서워했다.
이렇게 땅에서 금을 신으로 모셨으니 지옥에서도 그것을 가득 먹여 주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가? "
그녀를 괴롭히던 악귀가 말을 마치자 그 여자에게 그 말이 사실인가하고 에페네투스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그 악귀가 자기에게 먹이는 것은 금이 아니라 악취가 진동하는 유황인데 내가 세상에서 가지고 있던 금을 이곳에 가지고 왔다면 이곳에서 행복 할 것 이라고 하며 만약 세상에서 가지고 있던 금이 내손에 있다면 천국에 뇌물을 바쳐 당장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텐데 하며 안타까워했다.
지옥에서 극심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재물을 그토록 우상처럼 여기는 모습이 너무나 놀라웠다.
그러자 천사가 이렇게 말했다.
“이 광경을 보면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사실을 더욱 깨달게 될 것이다.
돈을 사랑하게 되면 영혼은 영원히 망하게 된다. 죄를 사랑하도록 버림받는 것만큼 무서운 형벌이 없다.
이 저주받은 영혼이 돈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야말로 배교한 영들이 그녀에게 가하는 고통보다 더 두려운 형벌이다.”
에페네투스가 만약 땅에서 죄를 짓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이 지옥의 저주받은 영혼들이 공포에 질려 내지르는 비명을 들을 수 있다면 다시 죄를 사랑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하자
천사는 영원한 진리의 말씀에는 세상에서 진리를 전하는 사역자들의 소리를 두려워하지 않거나듣지 않는다면
혹시 지옥에서 돌아와 경고해도 귀담아 듣지 않을 것 이라고 했다.(녹16:31참조)
끊임없이 죽음의 고통을 당함
그곳을 떠나 얼마 가지 못한 지점에서 뜨겁게 달군 철 침대에 눕혀져 유황에 질식된 비참한 영혼을 보았다.
그는 공포에 질려 이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아! 무섭도록 비참하다. 영원히~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니! 영원이란 단어가 견딜 수 없게 만든다.
백만 년의 세월도 이 고통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이 고통을 면할 수만 있다면 한 순간과 백만 번의 세상과 기꺼이 바꿀 마음도 있는데! 아! 하지만 이 고통은 끝나는 날이 없을 것이다. 이보다 더 불행하고 절망적인 상태가 어디에 있을까!
영원이야말로 지옥 중에 지옥이 아니가! 이 저주받은 영원히 저주받은 고통이여!
내가 얼마나 고의적으로 자멸의 길을 걸었던가!
죄의 짧고 찰나적인 쾌락을 택하고서 영원한 고통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지르게 되다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큰 죄를 지은 것인가!
죄를 버리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를 얼마나 숱하게 받았던가!
죄의 길은 영원한 죽음의 방으로 이어져 있으니 그 길을 버려야 한다고 얼마나 자주 경책을 당했던가!
그러나 귀먹은 독사가 자기를 부리는 자의 소리를 듣지 않듯이 나도 그들의 지혜로운 조언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쾌락은 잠시요 그 후에는 곧 영원한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그들이 내게 얼마나 자주 타일렀던가.
이제 이 모든 고생을 하면서 그 말이 사실이었음을 뼛속 깊이 절감한다.
이젠 확연히 알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이젠 나의 영원한 상태가 영원히 고착되어 버렸다.
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을까?
왜 불멸의 영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태만과 무관심이 나를 찔러 죽이는데 하지만 만 번의 죽음보다도 고통스러운 임종의 삶을 스스로 끊을 수도 없고 끊어서도 안 되고 그냥 살아야 한다.
이 지긋지긋한 고통을 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을 우습게 여겼다.
구더기도 죽지 않는다는 게 바로 이것이구나.
행복하게 될 수도 있었는데! 구원의 기회가 내 앞에 주어졌는데 그것을 차버리고 말았다.
그냥 한번만 차버렸다면 용서 받지 못할 미련한 짓이 아니었을 텐데 수천 번의 기회가 찾아왔는데 번번이 차버렸구나!
아, 저주받을 자여!
너는 속임의 독이 묻은 쾌락으로 인류를 영원한 파멸로 호리는구나!
하나님이 그렇게 많이 부르셨는데 나는 부르시는 족족 거절했다.
손을 내미셨는데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지혜의 섭리를 얼마나 숱하게 무시 해버렸던가!
하나님의 책망을 숱하게 뿌리쳤던가!
하지만 이제 무대가 바뀌었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젠 전능자께서 내 재앙을 보고 웃으시며 내게 닥친 파멸을 보고 조소하신다.
한 때는 나를 도우려고 하셨는데 그때는 내가 마음을 닫아걸었다.
그러므로 내가 선고 받은 이 영원한 고통은 내 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응이다.”
하는 그 저주받은 영혼의 소리를 듣고 에페네투스의 양심은 자기도 저 비참한 영혼과 다를 바 없는 영원한 진노의 대상 이었는데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이 나를 다르게 만들어 놓으셨구나 하고 복되신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찬양을 했다.
그리고 그 저주받은 영혼에게 혹시 자기에게 속을 털어놓아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면 말하라고 하자
그 저주 받은 영혼은 이렇게 말했다.
“고통을 덜 수 있는 길이란 없소. 내 고통은 경감이 허용되지 않는 아니 한순간도 쉴 수 있는 것이 아니요.
하지만 내게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이곳 사람이 아니라 객이로군요. 아마 그런 것 같소.
내게 아직 지푸라기 하나만한 소망이 남아 있다면 이곳에서 건져내달라고 영원히 무릎을 꿇고 부르짖겠소만
이젠 모든 게 허사라오. 나는 영원히 멸망을 당했소.
하지만 당신도 이곳에 와서 내 꼴이 되지 않도록 이곳에서 멸망당한 자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말해 주리다.
[출처]
천국과 지옥